[나우누리][버터빵] 이. 별. 일. 기. (11) (2303/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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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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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이. 별. 일. 기. (11) (2303/37582)

포럼마니아 1 10,545

- 11월 29일. 소개팅 하기 하루 전 날. 이젠.. 겨울이다. -

내일이 소개팅 하는 날이다. 이별 하고 처음 하는 소개팅.

아니.. 대학교 들어와서 처음 하는 소개팅이다. 믿어질 지 모르지만. 영경이를
대학교 들어와서 처음 한 미팅에서 만났고, 그 이후로 소개팅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으니 처음이라는 게 사실일 수 밖에.

생각보다 떨리는 걸.

그래도 딴에 멋있게 보이려고 아껴 놨던 마이를 꺼냈다. 예전에는 마이를 입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나만 다 쳐다보는 줄 알았다. 괜히 폼 내고 다닌다고.
그런데 남이 마이 입은 거 보고 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다는 걸
깨달으면서 부터 그냥 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사람은 상대적이고,
입장 바꿔 놓고 서 봐야 나를 볼 수 있다. 내 자리에서는 내가 안보일테니까.

이 마이를 마지막으로 입은 게.. 아마.. 아. 그래. 영경이랑 에버랜드
놀러갔을 때 입었구나. 그 때 좀 덥긴 했지만, 그래도 멋있다는 말 듣고
싶어서 입고 갔었지. 그런데 내가 이 두꺼운 옷 입은 거 보고 오히려 영경이는
핀잔을 줬잖아. 폼생폼사 하냐구. 그러면서 영경이 너도 긴 치마 입고
왔었잖아. 사랑을 하면 바보가 된다고 하더니, 우리가 그랬나 보다.

나는 쓴 웃음을 지으며, 마이의 먼지를 털려고 옷장 속에서 꺼내어 툭툭
털었다. 그런데, 그 때 마이 윗주머니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이거 뭐야... 응? 편지?

겉봉에는 아무 것도 씌여 있지 않았다. 나는 궁금한 마음에 얼른 편지를 뜯어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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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현이에게

사랑하는 나이 동현씨. 쿡. 이거 쓰고 나니깐 웃기다. 내가 좋아하는 동현아.
라고 부르는 게 너도 더 편하지? ^^;

지금 너는 아이스크림 사온다고 저 쪽 가게로 갔구, 나는 여기 벤치에 앉아서
너 기다리는 동안 이 편지 쓰는 거야. 이거 다 쓰면 네가 벗어놓고 간 마이
윗주머니에 넣을꺼다. 발견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 주기.

참 좋다. 여기 놀러 와서 좋기도 하고, 이렇게 너랑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좋고. 너 오늘 과외 있는 날인데 나 때문에 과외 빼먹은 거 알어.
고마워...근데 넌 모르지? 나도 오늘 고등학교 애들 만나기로 한 약속 깨고
나온 거. 그럼 너한테 나 고마워 할 필요 없는 건가. 아냐. 그래도 고마워.

그런데 실은.. 이 편지 쓰는 이유가.. 저기.. 말로 하기 힘들어서 그랬어.
우리.. 딱 한달만 서로 보지 말까? 한달만. 나 요새 힘들어서 그래. 절대 너
안좋아 해서가 아니라, 그냥 좀 떨어져서 우리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 좀 해
봐야 할 것 같아.

나 너 안보면 정말 힘들꺼 같아. 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런데, 너도
느꼈겠지만.. 우리 사이가 조금 이상해 진 것 같아. 서로에게 강요하고,
희생하고, 그런 것들에 부담 느끼고.. 그러니까 우리 한달만 연락하지 말고
있다가, 다시 처음 보는 사람들처럼 반갑게 만나자. 우리 미팅하고 애프터
하던 그 시절처럼. 응? 안될까?

아. 너 저기서 온다. 내껀 초코로 사 왔나 보네. 이거 보면 어떻게 할 껀지
나한테 말해줘. 알았지? 그럼 안녕~

사랑해~ 쪽.




이 세상에서 제일 이쁜 여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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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구나. 그랬었구나.

내가 이 편지를 조금만 더 일찍 봤어도, 아니. 헤어지기 전에만 봤어도..

나는 괜히 죄도 없는 마이를 팽개치고는 침대에 걸터 앉았다. 어찌 해야 할
바를 몰랐다. 꼭 친구라고 생각하는 여자에게서 사랑한다는 고백을 들었을 때
난처함처럼, 무얼 어떻게 해야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차라리
후회스러웠다. 아얘 보지 말 것을.. 그것도 하필 내일 소개팅 하는 날인데.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빙빙 돌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냥 내일 소개팅 나갈까. 모른 척 하고. 아냐. 지금
이런 기분으로 소개팅에 나갔다가는 아무것도 못하고 오히려 나온 애랑 선배
기분만 상하게 할 꺼야. 일단 내가 안정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내가
이러는 걸 보면 아직도 영경이를 잊지 못한 걸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영경이한테 전화를 걸어볼까. 그래서 이야기 할까. 내일 나 소개팅
한다고. 아냐.. 이게 뭐하는 짓이야. 영경이한테 그런 말 해서 뭐하게.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아냐. 전화 해야 해. 그래서 영경이한테 말 해야 해.
나 아직도 너 좋아한다고. 다시 한번만 기회를 줄 수 없겠는냐고. 너 편지에
쓰인대로 우리 한 달간 헤어져 있었으니, 다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어짜피 깨져 있으니 내가 다시 대쉬를 한다고 해서 손해 볼 껀 없잖아.
영경이도 좋아하는 남자 있고. 그래도 이상하게 기분이.. 내가 내일 소개팅
하는 것을 영경이한테 허락 받아야 할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왠지 죄책감이
들 것 같아. 이상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그래.

그럼 전화를 하자.

편지를 읽고 나서 감정이 격해진 탓인지, 나는 전에 없이 용감하게 전화기를
들고 영경이의 방 번호를 눌렀다.

삑삑삑 삑삑삑삑.

따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벨이 울리는 데 아무도 받지 않았다. 지금 시간이 저녁 11시니까.. 아마
자나보다. 할 수 없지. 그리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는데,

딸깍.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

" .......... 동현이니? "

" 응. 나야. 오랜만이야. "

" 그..그래. 동현이 너였구나.. 반갑다. "

" 잘 있었어? "

" 그냥 그래. 너는 학교 잘 나가? "

- 전에도 물어보더니.. 지금도 물어보는 구나. 하긴. 내가 너랑 사귈 때
학교를 꽤나 많이 안나갔었지.

" 요새는 잘 나가는 편이야. 너는? "

" 응. 나, 지금 한 달 동안 전출 하고 있다. "

" 전부 출석 했다구? "

" 응. 잘했지? "

" 와.. 영경이 대단하구나. "

- 속으로는 기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 이제 나를 완전히 잊은 건가.
그래서 힘들지 않으니까, 학교도 다 나가고 그런 건가.

" 그런데.. 저.. 무슨 일이야? "

" 그래. 실은.. 나.. 편지 봤다. "

" 편지? 아... 그 편지.. "

" 거기에 네가 적어 놨잖아. 편지 보면 연락 하라고. "

" 그래.. 이제야 봤구나. 이제야. "

- 원망스러움이 담겨 있는 듯 했다. 조금 더 일찍 보지, 왜 이제야 봤는냐는 식의.

" 미안하다. 이제야 봐서. 조금만 더 일찍 봤어도. .. "

" 아냐. 할 수 없지 뭐. 이제 다 끝났는 걸. 이제 필요 없잖아. "

- 그렇게 단정짓지 마.

" 그래도.. "

" 그런데 궁금하다. 너, 만약에 그 편지 일찍 봤으면 한 달동안 보지 말자고
하려고 그랬어? "

" 글쎄.. 나 아마 한달 동안 보지 말자는 말 절대 못 했을 꺼다. 너 없이 한
달 동안 어떻게 사냐고 그랬을 꺼다. 그럼 결국 편지를 봤으나 안봤으나
똑같았겠구나. "

" 난 그 편지 너 주머니에 넣고 나서 너 만날 때마다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 지
알어? 네가 언제 그 편지에 대한 말을 꺼낼지 긴장했단 말야. 괜한 짓 한거
같기도 했구,, 그리고 실은 나도 한 달 동안 보지 않고 지내기는 불가능 했을
꺼 같아. 헤어지기 전에는. "

- 헤어지기 전에는.

" 아. 그래. 그 사람.. 혁진이란 형하고는 잘 지내니? "

" 응.. 그냥. 오늘도 만났어. "

" 만나서 뭐 했는데? "

" 그냥 영화 보고.. 그렇지 뭐. "

" 그랬구나. 실은.. 나.. 내일 소개팅 한다. "

" 와~ 잘됐다. 어디 다니는 누군데? "

- 잘된거니? 정말로?

" 응. 너희 학교 미대 다니는 앤데.. 이쁘대. 고현정 닮았대. 착하기도 하고. "

" 그럼 나보다 훨씬 낫네. "

- 섭섭함.

" 실은.. 그것 때문에 전화했어. "

" 자랑할라구? "

"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영경아. 나 오늘 느낀건데.. 나 아직도 너
좋아한다. 많이. 우리.. 이제 한달 동안 보지 않았으니까.. 네 편지대로. 이제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없을까? "

" ...... "

" 나 그동안 많이 바뀌었어. 전체럼 짜증 부리지도 않고, 삐지지도 않을께. 너
힘들게 하지 않을께. 우리.. 다시 만나자. 응? "

" ...... "

영경이의 침묵이 나를 목졸랐다.

" 영경아. 뭐라고 말 좀 해봐. "

" 동현아. "

" 응? "

" 나.. 설령.. 나중에 울면서 후회하는 일이 있다고 해도.. 다시 시작하지
말았으면 해.... "

" .... 그렇구나. 그래. 알았다. "

" 미안해.. "

" 아냐. 그럼 됐지 뭐. 그럼 나 소개팅 잘 할께. 끊는다. "

" 저기.. 동현아? "

" 왜? "

" 고마워. "

딸깍.

고맙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 영경이는 전화를 끊었다.

나중에 울면서 후회해도, 다시 시작하지 말았으면 해...

영경이의 말이 귓 속을 맴돌았다.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으로 이. 별. 했. 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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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21
조지 번스 아저씨가 .. 90세 때 섹스하는 건, 마치 당구 칠 때 밧줄을 큐대로 쓰는 것과 같데요... 그러니까 한살이라도 젊을때 많이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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