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승빈] 동생과의 장미전쟁 (9382/37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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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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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승빈] 동생과의 장미전쟁 (9382/37667)

포럼마니아 0 3,724


안녕하세요? 승빈입니다.


??????????? 동생과의 장미전쟁 ?????????????

"이까시나가!"

"뭐! 뭐! 오빠면 다야!"

정말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하나 있는 동생이 성질 괴팍한...오빠한테

한치도 질줄 모르는 악한 동생이라니....전 참으로 복도 없는 분이라고

생각해온지 어언 21년입니다.

이것이 생긴것은 꼭 술집다니는 여자같이 생겨가지고 집에서 좀 쉴려고

하는 날이면 일부로 목소리 돋빠지게 깐 남자녀석들의 전화가 줄을 잇

습니다. 15...아니 16..아니 17통까지는 내 어떻게 받아주고 바꿔주고

하겠는데 그다음부터 걸려오는 전화부터는 짜증이 막 밀려듭니다.

호영 : 이런 벌써 18이야 18! 진영이 없어! 끊어 !

? : .....

이렇게 되면 또하나의 전쟁이 우리집안에선 일어 납니다.

이것이 흥분을 하면 오빠란 말도 어디로 사라지고 완전 맞먹을려고 대듭니다.

진영 : 니가 뭔데 내 전화 맘대로 끊고 난리야!

호영 : 뭐..뭣이 어째? 니..니가?

"철썩"

첨에 가볍게 시작한 귀싸대기가 나중에는 엄청난 싸움으로 변합니다.

(참고로 우리 남매지간에는 귀싸대기는 기분전투에 해당된답니다.)

어느새 눈에 독이 시퍼렇게 든 진영이가 부엌에서 잘 들어보이는 과일깎는

식칼을 들고 "덤벼봐" 이럽니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해 멍하니 진영이를 쳐다 보고 있다가 제 신변의 위험을

식칼로부터 전해느끼자 전 제 육중한 몸을 이용해 거실에 펼쳐져 있는

"기억"자 모양의 쇼파를 어깨위로 들어 올려 맞자세를 취했습니다.

호영 : 칼 버려. 안그럼 이걸로 눌러버린다!

처음엔 식칼을 가짐으로 인해 이 전투의 승리를 점치고 있던 진영이가 제가

든 무거운 쇼파를 보자 잠시 멈칫거렸습니다.

쇼파를 들고 있던 제 손과 어깨가 파르르 떨렸습니다.

무거웠습니다. 그래도 필사적으로 냉정한 미소를 흘렸습니다.

지금 무거움을 진영이에게 표시 낸다면 살살 다가와 웃으면서 절 찌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솜털을 들고 있는듯 가벼운 표정관리를 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진영이가 단도처럼 던진 식칼을 맞아 들고 있던 쇼파에까지 깔리는

수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휴전을 먼저 제의하기로 했습니다.

호영 : 우리 아직 살 날이 많잖아?

진영 : 음...

호영 : 너한테 목숨거는 수많은 뭇남자들을 생각해봐

진영 : 음...

남자 얘기가 나오자 진영이는 많이 흔들리는 듯했습니다.

전 속으로 휴우하고 한숨을 내쉬며 쇼파를 내려놓을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시 눈을 부릅뜨며 칼을 치켜세운 진영이가 나지막히

말했습니다.

진영 : 오빠도 귀싸대기 대.

호영 : 음...-_-;

결국 쇼파를 든체로 진영이는 왼손에 칼을 든체로 각자의 방으로 향하고

말았습니다.

저녁을 준비하려던 어머니 - "여기 칼 어디갔어?"

쇼파에 앉아 신문을 보시려던 아버지 - "거실이 왜 이렇게 넓어진거 같냐"

그렇지만 우리 남매는 필사적으로 무기를 간직했습니다.-_-;

다음날도 우리 남매는 식탁에 같이 앉아 밥을 먹는일은 없었으며 어쩌다가

거실에서 서로 지나칠때면 전 나지막히 진영이에게 말했습니다.

"넌 언젠가 내 손에 죽을꺼야"

"오빤 밤에 칼 조심해"

우린 그렇게 서로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지나쳤습니다.

친구 생일이었습니다. 돈이 너무 궁해 하다하다 못해 진영이의 방에 침투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진영이가 학교간 틈을 타 잠시 저금통을 청소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살짝 문을 열고 진영이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방문에서 아직도 손을 놓지 못한채 멍하니

진영이의 방을 훑어보았습니다.

초등학교때던가...마지막으로 진영이의 방에 들어와본것이...

그때 비가 억수같이 오던날...진영이가 혼자 자기 무섭다고 나랑 같이 자자고

했었는데.....그땐 진영이의 방에서 아직 젖비린내가 났었는데..지금은

의젓한 숙녀 냄새가 내 코를 찌르고 있는걸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제 눈앞에 보이는 노란돼지 저금통으로 인해 사라져

버리고 다시 전 야수의 눈빛으로 변신했습니다.

미리준비해온 손도끼로 돼지 엉덩이를 살짝 갈라 돼지속을 깔끔히 청소했습니다.

돼지저금통 옆에 노트같은것이 노여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기장 같았습니다.

한장만 볼까하는 심사에서 아무페이지나 슬쩍 넘겨봤습니다.

.....생략 난 오빠를 싫어한다. 내 친구들의 오빠는 동생이 감기에 걸리면
물수건 빨아와서 이마에 얹어주고 약도 사와서 먹여주고 잠들때까지 손도
잡아주고 한다던데 우리 오빠는 내가 만약 감기에 걸리면 내가 자는 사이
몰래 들어와서 이불을 훔쳐가고 선풍기를 틀어놓고 갈 사람이다. 난 죽어도
오빠같은사람과는 결혼하지 않겠다. 오빠는 또...........................

더 이상 읽으면 이 방을 불태워버리고 싶은 욕망이 일어 날것 같아 긴 한숨과

함께 일기장을 덮었습니다.

"쾅!쾅!쾅!"

호영 : 뭐야?

진영 : 문열어!

호영 : 이노무 지지배가 여기가 니 방이냐. 어디 함부로 문을 차고 지랄이야!

진영 : 오빠가 내 저금통 뜯었지! 이제 도둑질 까지 하는거야!

호영 : (뜨끔) 그게 왜 내 짓이냐! 어서 니방으로 꺼져 시끄러워. 오빠 잘꺼야

진영 : 아빠한테 이르기 전에어서 내놔 내돈.

호영 : 이 지지배가 진짜 돌았나. 어서 안꺼지면 팬티벗고 문 열어 버린다!

진영 : .....

저 멀리서 두고보자라는 말이 들리며 진영이의 방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날 하루는 넘어 갔습니다.

다음날 우연히 학교가고 없는 진영이의 방문을 열어볼려고 했지만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이놈의 지집이 이제 문을 잠궈 놓고 다니나 봅니다.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나중에 노가다라도 해서 돈을 갚을려고 생각하고

쪽지를 한장 써서 방문틈새 사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미안하다. 오빠가 급히 쓸돈이 있어서 좀 꺼내 썼다. 일해서 갚으마-

그날 이후로 제 삐삐에 하루에 한번씩 꼭 "1818"이 찍히는것이었습니다.

이 지지배가 지 돈 빼 쓴것 때문에 오빠한테 "18"이라는 메세지를 전하다니...

울화가 더블로 치밀어 올랐습니다.

한 일주일 "18"이 들어오는걸 꾹 참고 있다가 8일째 되는날 도저히 못참고

진영이의 머리채를 휘어 잡았습니다.

호영 : 이게 간땡이가 부어터졌나. 어따대고 18이야 18이!

진영 : 야! 너 뭐야..이거 못놔!

이제 갖다대놓고 맞뜨는 진영이에게 이성을 잃고 말았습니다.

몸에 멍이 들정도로 때려주고 머리채도 잡아 흔들고 해서 진영이는 침대에

푹 쓰러져 힘없이 울고만 있었습니다.

조금은 측은한 생각이...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빠인 내게 감히

"18"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자체에서 다시금 가라앉았던 흥분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주부터 "더럽다!"라며 돈을 갚기 위해 노가다를 시작했습니다.

노가다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삐삐가 왔습니다.

어김없이 또 "18"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18옆에 [1]이 딸려있었습니다.

음성이었습니다. 이 지집년이 이제 말로 갖다 대놓고 "18"을 할려는가보다

하고 얼른 근처 전화박스 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이빨을 부드득 갈며 번호를 눌렀습니다.

"크하하핫 나다 임마! 너 전번에 술 산다고 해놓고서 생까길래 내가 친히
10일장 18을 넣어줬지.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다음에도 약속 깨면 넌...."

하늘이 놀랬습니다. 진영이에게 미안하고 부끄럽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장미꽃 일곱송이를 샀습니다.

이걸로 진영이의 마음이 풀어질까....아냐 어림도 없을꺼야...아..어쩌지.

제 방문을 열어 보니 책상위에 조그만 상자 하나와 편지가 하나 놓여져 있었

습니다. 포장된 상자를 뜯어보니 시계가 들어 있었습니다.

옆의 편지를 봤습니다.

"생일 축하해. 별로 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오빠 손목에 아무것도 없길래
하는수 없이 주는거야. 끼든지 말던지 해. "

아..이년이 사람 울리네...

전 진영이의 방으로 가서 노크를 했습니다.

호영 : 들어가도 되겠냐.

진영 : 아직 덜 때린거 있어?

호영 : .....

방문을 여는 진영이의 왼쪽 눈밑이 약간 찢어져 빨갛게 되어 있는걸 보니

아까 다 흘렸을것 같았던 눈물이 다시금 왈칵 솟아 올랐습니다.

얼릉 뒤로 돌아서서 아까 사왔던 장미 일곱송이를 내밀었습니다.

호영 : 꼴도 보기 싫으니까 어서 이거 가지고 문닫어.

진영 : .....이거 뭔데?

호영 : 꽃도 모르냐...

재빨리 제 방으로 달려와버렸습니다. 빨갛게 충혈된 눈을 진영이에게

들키지 않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진영이가 준 시계를

만지작 거렸습니다. 너무 멋진 시계였습니다.

영장이 나왔습니다.

내일이면 포항으로 향합니다. 제가 그렇게 가고 싶었던 해병대에 입대 하게

됩니다. 가족들과 마지막 저녁 식사는 외식이었습니다.

진영이의 표정이 상당히 굳어 있었습니다.

자식이 얼굴을 아무리 쳐다봐도 절 한번도 봐주지 않습니다.

끝까지 냉정한 모습을 보이는 녀석.....역시 진영이 다웠습니다.

잠자리에 들려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렸습니다.

호영 : 누구...?

아무 대답이 없어 뻘줌하게 서 있는 모습이 자세히 보니 베게를 껴안고 있는

진영이었습니다.

호영 : 무..무슨일이냐

진영 : .....

잘 보이지 않아서 불을 켤려고 일어서는 순간 진영이가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진영이는 어깨를 파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그런 진영이를 살며시 안아주며 등을 보다듬어 주었습니다.

호영 : 무서워서 같이 자러 온거구나...

진영이는 소리 없이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그날 진영이는 10년전 그랬던 것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처럼 제 품에서

울다가 새근새근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까지 진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영이만 쳐다보다가 날이 샜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오빤데...힘은 못 되어 줄망정 참 못할 짓만 해온것 같습니다.

아침까지 제손을 꼭 잡고 있는 진영이를 바라보며 전 처음으로 동생이 있어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이녀석...저한테 참 많이도 맞고 욕도 얻어 먹고 그랬지만...절 이렇게 좋아해

줄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나중에 우리 진영이 데려갈 놈이 나같은 놈이면.....가만히 안놔두겠어.'


승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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